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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칼럼

대학의 변화와 디지털 리터러시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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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 조작법도 배워야 하는 시대가 있었다.


아주 어렸을 때 집에 탈수기라는 것이 생겼다.



가사 노동이라는 것에 대해 개념도 없고 알지도 못했던 시절탈수기 하나만으로 세상 더없이 행복해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그리고 좀 더 시간이 지나 세탁기라는 것이 생겼다.그런데 우리 집에서 세탁기를 돌릴 줄 아는 사람은 어머니밖에 없었다.그것도 수차례의 경험을 반복한 뒤 터득한 결과이다.나는 당연히 세탁기를 조작할 이유가 없었고 할머니는 차마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그래서 그때는 세탁기 돌리는 일이 너무나도 어려웠다.
교직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 시험문제 출제 기간에는 다른 교사의 도움이 필요한 선생님들이 있었다.아직 한글 프로그램이 익숙하지 않은 이제 정년을 얼마 앞두기 않은 선생님들이 생각보다는 꽤 여러 곳에 있었다.
예전에 우리는 세탁기 조작법을 배우고, 한글 타자를 배워야 하는 시대가 있었다.고작 세탁기 조차 그 조작법에 능통한 사람이 대단해 보이던 시대도 있었다.
그리고 한글 타자연습이 분당 200타만 넘어도 모두의 부러움의 시선을 받던 시절도 사실 얼마 지나지 않았다.대학 때 한글 편집에 능통하던 한 선배가 한글 문서로 원을 만드는데 정말 경이로울 정도의 감동이었다.

기술의 변화는 삶의 필수 영역이다


학부모님들 대상으로 트렌드의 변화를 설명하고 아이들의 교육 방향성과 아이들의 미래 진로에 대해 말씀드리며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정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삶의 필수로 인식해야 한다고 하면 대부분 '아직은 이른'이라는 반응들이다. 그리고 실생활에 사용되는 다양한 툴이나 sns 활용법 등에 대해 강의를 하면 너무 어렵고 나의 일상에 아직 크게 필요 없다고 생각하신다. 그때 주로 예를 드는 것이 바로 세탁기이다.나보다 조금 더 연배가 높으신 분들이라 '세탁기'의 예가 잘 먹힌다.'세탁기 조작법도 배우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한글 프로그램을 다루기 위해 학원을 다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와 같은.이제 우리는 일상에서 다양한 디지털 툴을 세탁기와 한글문서처럼 써야 한다.쓸 줄 알아야 한다.세탁기 버튼을 조작하지 못해 손빨래를 하는 삶을 선택하고 싶지 않다면

코로나는 디지털 역량의 강화를 요구한다



제15차 사회관계장관회의 겸 제5차 사람투자 인재양성 협의회에서 [디지털 기반 고등교육 혁신 지원방안] 내용 중 .


지난 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정부는 대대적으로 고등교육 혁신과 관련해서 디지털 역량 교육 강화 및 디지털 분야 고급 인재 양성에 27년까지 수천 원의 예산을 들인다.그런데 이것도 결코 소위 이공계 학생들에게 관한 것만은 절대 아닐 것이라고 예상한다.이미 디지털 역량은 많은 분야에서 그 위력을 가지고 있으며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지난번에 언급한 서강대 A&T나 성균관대 C&T 그리고 숙명여대 앙트러프러너십 전공과 같은 대표적인 융복합 학과 이외에도 대학은 여러 가지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물론 체계적이지 못한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탈출구로서의 모색이라는 다소 조악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경우도 있다.예를 들면 상명대는 역사학과를 역사콘텐츠학과로 바꾸었고, 한성대는 크리에티브 인문학부라는 이름으로 여러 전공을 융합(보다는 그냥 합침)해서 어쨌든 트렌디한 학부명으로 변경했다.


그러니 자신의 혹은 자녀의 욕구와 희망, 그리고 욕망을 외면 혹은 무시한 채 디지털 시대에 이공계형 기술자로서의 목표를 가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결국 중요한 것은 디지컬 리터러시 역량이 이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단순희 디지털 이해 및 활용 능력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기술의 활용, 시민으로서 성장, 미디어 등을 중심으로 한 세상과의 소통, 사람과 사람과의 소통, 그리고 심지어는 문화예술 역량 혹은 교육과의 연계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즉, 문맹 교육과도 같은 것으로 인식해야 한다.디지털 문맹은 이전 사회의 문맹과도 같은 영향을 줄 것이다.



리터러시에 대한 이해


리터러시에 대한 한글 번역은 보통 '문해력'으로 표현된다.이 문해력에 대한 전통적 개념의 이해에 따라 디지털 리터러시의 이해는 달라질 수 있다.

책 소개 아님


교육자로서 나에게 가장 영향을 준 사람은  파울루 프레이리이다.교육자로서 삶의 방향, 교육의 방향, 교육과정 구성의 방안, 수업 내용 구성 및 조직, 그리고 수업 방식 모두 프레이리 교육철학을 조금씩 흉내(?) 내며 단련시켜왔다.


프레이리는 빈민을 위한 교육을 실천하며 '문맹 퇴치 교육'에 힘썼다.그러나 프레이리에게 글을 쓰고 읽을 줄 안다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고 이해하는 도구로서가 아니었다.프레이리에게 문해란 세상을 읽어나가는 방식이었고, 세상을 읽어나간 함은 개인을 주체성을 회복하고 그의 표현대로 하면 '신화와 거짓으로 날조된 억압으로부터 해방'이었다.


지금 시대에 이런 문해력의 개념이 필요성을 단순하게 '주체적인 시민으로서 성장'으로 표현해본다


그리고 주체적인 시민으로서 성장, 혹은 시대의 흐름에 맞는 주체적인 시민으로서의 성장에는 문해력이 중요하며 지금의 시대는 기능으로서의 디지털 문해력이 아닌 삶으로서의 디지털 문해력이 필요한 시기이다.


그래서 4차 산업혁명의 화두인 시대, 그리고 코로나로 많은 일상과 사회 시스템이 변화된 이 두 요소가 세상을 작동하는 이 시대의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에 관한 고민을 해본다.


그래서 이제 디지털 리터러시와 관련된 청소년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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