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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칼럼

대치동이 존재하는 단 하나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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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은 공교육의 개선이 필요하다

지난 글에 이런 말을 했다.

 

그리고 실제 실력은 컨설턴트마다 차이도 심하고 공교육 영역에서 유능한 교사가 해결하지 못하는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실력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았다. 다만 많은 돈을 받으니 그에 대한 '관리의 정성'만큼은 공교육이 해주지 못하는 것이었지만 그 방향성이나 관리하는 실력은 특별함이 없었다

대치동이 존재하고 유지되는 이유는 이것이다.

'관리의 정성'

많은 업무 등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본적인 진학 지도와 관리는 학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진학 지도가 충분히 이루어지는 학교는 많지 않다

내가 경험한 공교육 교사의 현실 속에서 이러한 문제는 '바쁨'이나 '업무의 과다'라기보다는 '관심 없음'이나 '내일 아님'의 문제가 더 크다.

 

대치동은 공교육의 부실함을 먹고사는 동네이다.

공교육보다 탁월함으로 먹고사는 동네는 결코 아니다.

관리의 정성만 쏟아도 된다.

그 비용은 분당 5000원이다.

각 학교에 진학 지도에 정말 뛰어난 교사 한 명만 있다면, 그리고 그분이 뼈를 갈아 넣은 수준의 헌신과 열정을 보이는 분이라면 대치동으로 향하는 인원은 매우 줄 것이다.

매 학년마다 그런 분이 한 분씩만 있다면 더 그렇다.

물론 가능할 수 없는 그리고 특정인의 헌신과 열정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은 언젠가는 무너질 수밖에 없는 상상이지만 대치동의 능력 있는 컨설턴트는 공교육의 능력 있는 교사를 뛰어넘을 수 없다

그리고 그런 조건이 충분히 갖추어졌다 하더라도 대치동은 공교육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빈틈과 학생・학부모의 불안감을 정말 잘 유발하고 조정한다.

 

대치동에 가서 가장 놀랐던 것 중 하나는 강남, 서초구 고등학교 소위 8학군이라 불리던 대학 진학의 절정을 찍는 학교들의 교육과정 운영이나 생기부 관리가 너무 엉망이라는 것이었다.

비평준화 시절 서울의 탑을 오랫동안 유지했고 강남으로 이전한 경기 고등학교의 생기부는 너무나 부실했다.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 교육과정을 살펴보니 2015 개정 교육과정과 관련된 교육과정의 다양성,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한 학생 성장을 위한 프로그램 등이 너무 엉망이었다.

그리고 실제 해당 학교 학생과 상담을 해보니 생기부 기재와 관련해서도 너무 권위적이었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작성해서 추가 기재할 수 있는 방법 같은 건 없었다.

물론 생기부 기재 권한은 전적으로 교사에게 있지만 그런 것은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면 생기부 기재를 잘해주느냐 절대 그런 것도 아니었다.

대학 진학 잘하는 명문으로 소문나고 강남 한복판에 잘 이주해서 들어가 있고 2015 개정 교육과정, 고교 학점제 등 학생들의 성장을 위한 교육과정 혁신의 과정 속에서도 그저 학교에서 수능 문제 풀어주고, 알아서 대치동의 학원 다녀주고 종합전형에서는 학교 네임 밸류가 있으니 내신 조건보다 잘 선발되니 그러한 듯하다.

대치동 컨설턴트는 내신이 좋지 않은 이 학교 학생들을 상담하면 방법이 없다고 자조한다. 그래도 가능성을 말하며 꾸역꾸역 여러 프로그램에 등록을 시킨다.

다른 차원에서 대치동을 무력화시키는 학교이다.

결국 고등학교의 교육력을 뛰어넘을 수 있는 대치동 컨설턴트는 없다.

입시와 관련해 공교육에서 최고로 평가받는 박권우라는 현직 교사가 있다. 그 사람이 대치동 시장에 나오면 가치가 얼마나 될까 싶다.

그런데 대치동 컨설턴트 중 박권우의 자료를 아는 사람이나 그 자료를 구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유는 하나다.

대치동에서 커온 사람들은 대치동 외에 세상을 잘 알지 못한다.

이유는 여러 가지이지만 꼬꼬마 시절부터 대치동에서 커온 컨설턴트는 진학 상담 전문성보다 그것과 관련한 상품 기획, 상품 판매, 강사 관리 등등의 업무에 더 집중해야 한다.

졸업 후 대치동에 바로 뛰어든 그 학벌 좋은 젊은 강사들은 대치동에 매몰되어 세상의 변화를 전혀 감지하지 못하고, 반영하지 못한 채 기계적인 전략 제시 및 지도 밖에 한 줄 모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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